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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트 여행과 영화] 영화 촬영지를 찾아 #1

2023-06-21

 

 

영화 한 편과 같이 가는 여행은 어떠신가요? 스크린 속 주인공이 된 본인의 모습을 상상하며 영화 촬영 현장으로 떠나는 여행, 생각만으로도 설렙니다. 민트투어 박윤정 대표가 2016년부터 매주 연재하고 있는 세계일보 여행칼럼에서 언급된 영화들과 영화 촬영지였던 여행지들을 정리해보았습니다.  

 

​1. 아이슬란드 93번 국도 

벤 스틸러 감독의 판타지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를 보면 월터가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구불구불한 내리막 차도를 신나게 달리는 부분이 나온다. 이 멋진 도로를 에이일스타디르에서 세이디스피외르뒤르로 향하는 길에서 만날 수 있다. 차창을 내리고 쏟아지는 바람을 느껴본다. 영화 속 월터의 기분이 이랬을까? 그 기분만으로도 이 먼 곳까지 날아온 보람이 있다.

월터가 달린 길을 따라 다다른 세이디스피외르뒤르는 예쁜 집들과 눈 덮인 산, 그 위로 쏟아지는 듯한 폭포가 엽서사진의 한 장면처럼 어우러져 있다. 지금은 인구 700여 명의 작은 마을이지만 19세기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유럽과의 교역을 위한 무역항으로 번성했다. 당시 노르웨이에서 목재를 가져와 그대로 조립해 지은 색깔이 다양한 목조주택이 지금까지 잘 보존되어 관광객을 불러들인다. 마을에서 가장 유명한 건물은 주변과 어우러지는 푸른색 교회인 블루처치다. 여행객들의 쉼터에서 바라보는 블루처치는 낮은 구름과 초록 산을 배경으로 동화같이 서 있다.

2016년 4월 1일 세계일보 W03면 여행칼럼 https://blog.naver.com/minttour/222975732776

특별한 일 해본 적도, 여행 한번 가본 적도 없이 평범한 삶을 살아가며 종종 상상 멍때리기에만 몰두하던 네거티브 필름 현상 담당 월터 미티가 어디론가 사라진 숀 오코넬의 25번 필름을 찾아 여행을 시작한다는 이야기이다.

아이슬란드에 도착한 월터가 자전거를 타고 길을 달리는 도중 날아다니는 새들이 셰릴의 얼굴이 되는 상상을 하다 표지판에 자전거를 박아 자전거가 박살난다. 그렇게 계속 걷는 도중 한 호텔에서 정보를 찾기로 하는데 도중 아이슬란드 꼬맹이들과 물물교환으로 암스트롱 인형과 스케이드보드(롱보드)를 교환하고 호텔 주인에게 숀에 대한 정보를 묻는다. 그리고 보드를 타고 한 마을까지 내려간다.

 

2. 몰타 

7000년 역사의 몰타는 지중해 한가운데 위치한 지리적 위치 때문에 카르타고, 로마 제국, 시칠리아 왕국, 에스파냐 왕국 등 지중해를 지배했던 여러 나라들의 지배를 받아 왔다. 1530년부터는 성 요한기사단(몰타기사단)의 영유지가 되기도 하였으나 1798년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이끄는 프랑스군에 점령되었다. 1800년 영국령이 되었다가 1964년 9월 21일 독립하였다. 1974년 군주제를 폐지하고 공화제로 변경하였으며 현재는 유럽연합, 영국연방에 속한다. 역사 속 과거 열강들의 흔적은 문화 곳곳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이슬람 문화 영향을 많이 받았지만 라틴 문화 영향도 많이 남아 있다.

기항지에 하선하기 전 항구의 모습은 흡사 영화의 한 장면이다. 나에게는 낯선 나라지만 전 세계 유명 영화의 배경이기도 하고 세계 각지 관광객들이 찾는 유명 관광지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최근 몇 년 동안 유럽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영화와 텔레비전 프로그램 촬영 장소로 각광받고 있는 이곳 몰타를 ‘지중해의 작은 할리우드’라고 부르기도 한다. 영화 트로이, 글래래디에이터, 알렉산더 등 기억 속 영화 한 장면과 몰타 배경을 떠올리며 설렘을 갖고 발레타에 첫발을 딛는다.

2017년 11월 30일 세계일보 25면 여행칼럼 https://blog.naver.com/minttour/223013858477

[제73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남우주연상, 의상상, 시각효과상, 음향상 수상작]

 

리들리 스콧 감독, 러셀 크로우 주연의 2000년 개봉 영화로 로마 제국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황제와 콤모두스 황제 통치기를 시간적 배경으로 하고 있다. 박진감 넘치는 액션과 고대 로마의 이미지를 웅장하게 표현한 영상으로 호평받으며 크게 월드와이드 흥행했던 영화다. 글래디에이터 이후에 나온 로마 배경의 드라마/영화들은 어느 정도 이 영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 베트남 짱안 

마치 한 폭의 동양화 속으로 들어온 듯하다. 신선처럼 유유자적 뱃놀이를 즐긴다. 작은 나룻배는 강을 오르내리며 양안의 신비한 풍경을 스친다. 배를 타고 즐기는 석회암벽 절경은 울퉁불퉁한 정글로 뒤덮인 바위 덕분에 운치를 더한다. 구름에 가려진 암벽에 햇살이 비추자 거대한 그림자를 걷어내고 농담을 달리하며 신비스럽게 다가온다. 구불구불한 언덕과 산이 이루는 리듬은 물길의 우아한 굴곡이 더해져 톱니모양 풍경을 이룬다.

영화 콩(Kong)은 신화 속 은신처에 생명을 불어넣기 위한 배경지로 이곳을 선택했다. 영화 속 원시생물이 지배하는 환상적인 세계는 지금 풍경과 다름이 없다. 짱안은 강폭도 넓고 바위산도 거대해 웅장함이 넘친다. 아기자기하고 예쁘다는 표현이 떠오르는 땀꼭과 다르다. 배를 타고 카르스트 지형을 볼 수 있지만 서로 다른 분위기를 선사한다. 보트는 사원에서 노를 멈춘다. 조금 전에는 가까이 다가가 배 위에서 사원을 바라보기만 했는데 이번에는 잠시 내려 땅을 디디라 한다.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기며 사원을 둘러본다. 강둑 고요한 사원의 묘한 분위기가 매력적이다. 숲속인지 물위인지, 조용한 사원에서 물가를 바라보니 배에서 바라보던 풍경과는 사뭇 다르다.

2020년 12월 3일 세계일보 21면 여행칼럼 https://blog.naver.com/minttour/222989510329

전 세계 누구에게도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섬 스컬 아일랜드. 어느 날 세상에 존재하는 괴생명체를 쫓는 '모나크팀'은 위성이 이 섬에 무언가를 포착했다는 정보를 입수한다. 이에 모나크의 수장이자 탐사팀의 리더를 필두로 지질학자, 생물학자가 합류하고, 수많은 전투에서 뼈가 굵은 베트남 베테랑인 중령과 부대원들, 그리고 전직 군인 출신의 정글 전문 가이드와'반전' 사진기자가 탐사의 진짜 목적을 파헤치기 위해 작전에 동참한다. 폭풍우를 헤치고 섬에 도착하자마자 그들 앞에 나타난 것은 바로 이 섬의 왕인 ‘콩’. 콩은 등장과 함께 모든 것을 박살내고, 가까스로 살아남은 생존자들은 해골이 흩뿌려진 황무지에서 콩의 적들까지 마주하게 된다. 

 

4. 뉴질랜드 밀퍼드사운드

맥키넌 패스 너머의 패스 오두막에서 내려오는 길은 밀퍼드 트랙에서 가장 어려운 코스 중 하나로 꼽힌다. 비까지 내렸던 터라 습기를 머금은 길은 미끄럽고 중간중간 폭포로 인해 길이 끊겨 있다. 깊은 아더 계곡으로 녹색의 숲이 융단처럼 펼쳐져 있고 그 깊숙이 오늘의 목적지인 퀸튼 산장이 자리하고 있다. 녹색의 융단 사이로 아더 계곡이 은빛 실처럼 흘러간다. 아더 계곡을 둘러싼 봉우리들은 하얀 빙하를 머리에 이고 빛줄기 같은 폭포수들을 계곡으로 쏟아내고 있다. 반지의 제왕 촬영이 이뤄진 이곳은 세상과는 단절된 태고의 세상인 듯하다.

2016년 12월 8일 세계일보 22면 여행칼럼 https://blog.naver.com/minttour/223029231337

'반지의 제왕' 영화는 2001년에 개봉한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와 2002년에 개봉한《반지의 제왕: 두 개의 탑》, 2003년에 개봉한《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3편으로 이루어져 있는 영화 시리즈다. 미들어스(가운데땅)을 배경으로 하는 이 영화는 호빗 프로도 배긴스와 반지 원정대가 절대 반지를 파괴하러 모르도르의 운명의 산으로 가는 여정과 암흑의 군주 사우론을 물리치러 가는 이야기이다. 판타지 '반지의 제왕' 3부작은 모두 뉴질랜드에서 촬영됐다. 북섬과 남섬을 통틀어 무려 150곳이 넘는 장소가 영화의 촬영지로 이용됐다. 판타지 소설의 세계를 구현할 수 있을 만큼 태초의 지구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퓨어 뉴질랜드'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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